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🌪️ 올해 태풍 현황과 기후변화의 그림자
올해는 유독 태풍 소식이 뜸해 "태풍이 안 오나?" 하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. 뉴스에서는 폭염과 가뭄 이야기만 주로 다루고,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를 덮쳤다는 소식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. 하지만 태풍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.
2025년 9월 초를 기준으로 총 15개의 태풍이 발생했으며, 이는 북서태평양 해역의 연평균 태풍 발생 수(약 25개)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. 특히 올해는 5월까지 단 하나의 태풍도 발생하지 않아 9년 만의 기록을 세우는 등 태풍 시즌이 늦게 시작된 경향을 보였습니다.
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준 태풍은 없지만, 아직 태풍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므로 기상청의 최신 예보에 계속 귀 기울여야 합니다.
태풍 발생 빈도 감소의 숨겨진 원인: 거대한 공기 순환의 변화
태풍이 덜 발생하면 좋은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, 태풍 발생 빈도의 감소는 역설적으로 기후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.
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규모 공기 순환 시스템이 약해지거나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. 대표적인 두 가지 순환이 바로 해들리 순환과 워커 순환입니다.

1. 해들리 순환 (Hadley Circulation)
해들리 순환은 지구의 남북 방향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대기 순환입니다.
태양열을 가장 많이 받는 적도 지역의 공기는 뜨거워져 상승합니다. 이 공기는 상승 후 남북 방향으로 이동하며 위도 약 30° 부근에 도달해 냉각되면서 하강합니다. 하강한 공기는 다시 지표면을 따라 적도로 이동하면서 순환을 이룹니다. 이 순환은 지구의 기후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.
적도에는 강한 상승 기류로 인해 거대한 열대우림이 형성되고, 위도 30° 부근에는 강력한 하강 기류로 인해 사하라 사막, 호주 사막 등 건조한 사막 기후가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이 순환 때문입니다. 그런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 순환이 약해지면서 태풍 발생에 필요한 불안정한 대기 조건이 줄어들고 있습니다.
2. 워커 순환 (Walker Circulation)
워커 순환은 주로 적도 태평양 지역에서 동서 방향으로 움직이는 순환입니다.
태평양 서쪽(인도네시아, 호주)의 따뜻한 해수면 위 공기는 상승하고, 상대적으로 차가운 동태평양(페루, 에콰도르) 부근의 공기는 하강하면서 순환이 형성됩니다. 상승한 공기는 상공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, 동태평양에서 하강한 공기는 지표면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며 순환을 이룹니다.
이 순환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서태평양은 비가 많이 오고 동태평양은 건조한 날씨가 유지됩니다. 그러나 이 순환이 약해지거나 반대로 바뀌면 엘니뇨-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전 세계 기후에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가져옵니다. 이 두 순환의 약화는 태풍 발생에 필요한 대기 불안정성을 감소시켜 태풍 발생 빈도를 줄이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.
'더 적게, 하지만 더 강력하게': 기후변화 시대 태풍의 특징
태풍의 발생 수는 줄고 있지만, 일단 발생한 태풍은 더 강력해지는 추세입니다.
지구 온난화로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태풍이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가 더 풍부해졌기 때문입니다. 즉, "더 적게 발생하지만, 더 강력해지는" 것이 바로 기후변화 시대 태풍의 특징입니다. 이로 인해 과거에는 태풍의 영향을 덜 받던 지역에서도 예상치 못한 강력한 태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.
태풍이 꼭 필요한 이유: 숨겨진 순기능과 태풍이 없을 때의 위험
태풍은 거대한 파괴력을 지닌 재해로 인식되지만, 지구의 생태계와 기후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순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.
1. 지구의 열에너지 균형 조절
태풍은 적도 지방의 과도한 열에너지를 흡수하여 고위도로 전달하면서 지구 전체의 온도를 균형 있게 맞춰주는 역할을 합니다. 만약 태풍이 없다면 적도는 훨씬 더 뜨거워지고 극지방은 훨씬 더 추워지는 극심한 기후 불균형이 초래될 것입니다.
2. 수자원 공급 및 가뭄 해소
우리나라는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습니다.
태풍이 가져오는 폭우는 농업용수,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마른 강과 저수지를 채워줍니다.
태풍이 오지 않아 가뭄이 장기화되면 농작물 피해와 사회 전반의 물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
3. 해양 생태계 정화
태풍의 강한 바람과 파도는 해수를 뒤섞어 깊은 바다에 있는 영양분을 표층으로 끌어올리고, 표층에 있는 산소를 심해로 운반합니다. 이 과정은 바다의 적조 현상이나 녹조 현상을 억제하고 해양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.
결론적으로, 태풍이 오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피해가 없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, 장기적으로는 극심한 가뭄, 해양 생태계 파괴, 그리고 지구 전체의 기후 불균형과 같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.
태풍은 파괴적인 재해이기도 하지만, 건강한 지구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자연 현상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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